Mission Field

선교 현장

낯선 문화 사이에서

작성자
WEC
작성일
2018-03-26 11:41
조회
113
“오랜만에 교회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너무 낯설었어요. 예전에는 진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었는데…… 친구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옆에 앉아만 있다가 왔어요. 한국에 와서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잔뜩 기대했었거든요. 친구들에게 선교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별로 반응도 없어요. 친구들은 연예인이나 게임, 이성 친구 이야기만 계속했어요. 친구들의 고민거리도 저와는 다르고요. ”

초등학교 때 한국을 떠나서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한 엠케이는 선교지에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현지의 언어를 배우고, 쉽지 않은 현지의 학교생활 등으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으며 살았다. 어려운 시간을 보낼 때마다 고국인 한국을 그리워했었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돌아오니 보이지 않는 장벽을 느끼게 되었다. 선교지에서 동일하게 느꼈던 커다란 벽, 바로 낯설음이었다. 선교지에서 살았던 시간이 오래될수록 엠케이들의 고국인 한국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일반 한국의 자녀들에 비해 많이 다르다. 이 엠케이들 중에는 한국이 제2의 고향, 혹은 나와는 별개인 부모님의 나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타국에서 적응하며 살아온 어느 엠케이는 군 입대를 앞두고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 상황에 힘들어하며 자신이 군대에 가야하는 이유를 잘 모르기도 했다. 이렇듯 낯선 문화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 엠케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큰 혼란을 겪기도 한다. 어쩌면 이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장벽은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이 될 수도 있겠다. 자신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방 나라에서 받았던 동일한 낯설은 엠케이들에게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한국선교 KMQ(Korea Mission Quarterly)에 실린 한국 AIM(국제아프리카내지선교회) 강병권 대표의 ‘MK의 정체성의 혼란과 대안’이라는 글에는 이들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MK들이 부모의 문화인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것을 무척 힘들어한다. 한국에 돌아온 MK는 ‘외국에서 살다 온 한국인’이 된다. 자신과 동질적 집단에 들어오지만 이질적인 경험을 한 이질적 분류로 남게 된다.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K들끼리만 교제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부모의 나라이기에 와서 살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한국이 또 다른 선교지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어린 시절을 보낸 선교지도, 고국인 한국도, 학업을 위해 머물던 그 어느 나라도 내가 속한 곳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엠케이들의 혼란을 우리가 이해하고 이들이 주님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안정감을 누리도록 함께 기도해야 할 것이다.

글 배한나 (MK팀)
RUN지 83호(2018년 겨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