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본부장 칼럼

Column of last directors

역대 본부장 칼럼

선교는 혁명이 아닙니다.

작성자
WEC
작성일
2011-11-23 17:17
조회
4847
글쓴이 : 유병국
Date : 2007-10-06


선교는 혁명이 아닙니다.


많은 성도들이 가지는 의문 중에 하나는 왜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셨을 때 혁명적 방법으로 천국을 건설하지 않으시고 그런 처참하고 비참한 십자가의 길을 가셔야 하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부활 하신 이후에도 승리하신 주님은 온 세상 사람들, 자기를 비웃고 조롱하던 무리들, 두려움에 떨다가 사방으로 도망쳤던 제자들에게 당신이 이루신 구원을 선포하고 초인간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하나님이 되신 것과 자신이 이루신 구원을 단숨에 선포하시고, 믿는 무리와 믿지 않는 무리들에 대한 심판을 하시면 되셨을 것을 왜 부활하신 그를 따르는 제자들까지 당신이 가신 그 고난의 길을 다시 가게 하셨을까 하는 의심들 말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고, 그 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찼던 당신의 종들이 사자의 이빨에 사지가 찢기어 삼키움 바 되고, 살아 있는 육신이 톱으로 잘리어 지는 고통의 길을 택하던 제자들을 보시면서도 주님은 한 번도 하늘에서 불을 내리거나 천군 천사들을 내려 보내 응징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아직도 매년 복음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성도들이 수 십 만 명이 됩니다. 복음을 거부하는 저항 세력들이 저리도 집요하게 방해하고 달려들어도 주님은 마냥 말이 없으시기만 하십니다. 터키와 아프간에서 악한 무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순전한 당신의 종들의 목숨이 끊어지는 것을 지켜 보시면서도 그들을 막거나 저지하지 않으시고 잠잠하시기만 하시던 주님을 향하여 “왜 그러시느냐?”고, “어느 때 까지니이까?” 라고 물어도 여전히 잠잠해 하십니다. 답답해하던 우리들이 던져서는 안 될 질문; “주님, 굳이 이렇게 무모해보이기만 하는 시도들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입니까?”라고 물어도 주님은 여전히 잠잠하시기만 하실 뿐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찾아야 할 답은 바로 성경에 있습니다. 주님이 친히 가르쳐 주셨던 천국의 비밀입니다. ‘천국은 마치 가루 서 말 속에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로마의 그 참혹한 핍박이 가해 졌을 때도 묵묵히 기다리며 그 분의 나라가 누룩 같이 골고루 퍼지는 것이 가장 최상의 방법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천국은 겨자씨 하나 같이 작고 보잘 것 없어도 그것이 자라고 가지를 뻗어 새들이 둥지를 트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어떤 혁명적 방법으로도 상황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주님의 방법이 아니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복음에 저항하는 지역에 들어 가 묵묵히 일하는 선교사들의 사역은 한 없이 초라해 보입니다. 그래도 주님은 그 방법이 바로 천국을 확장하는 방법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묵묵히 당신의 방법대로 누룩처럼 그들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선교라는 것입니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될 바에야 차라리 한 번 정면으로 부딪쳐 보자는 혁명적 발상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강퍅하고 포학한 저항 세력들 안으로 겨우 들어가 한 두 영혼을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방법 보다는 차라리 여러 명들이 한꺼번에 들어가 한 바탕 선포의 잔치를 벌리고 튀는 방법이라도 택하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를 한다고 해도 이런 방법이야 말로 지금 우리들이 진정으로 피해야 할 선교 방법입니다.


이제껏 선교가 이루어지는 동안 그 어떤 나라, 어떤 지역에서도 그런 방법을 통해 복음이 선포되고, 천국이 확장된 적은 없었습니다. 누룩은 퍼지려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작은 겨자씨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조급하게 결말을 보려는 우리네 선교 방법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수천, 수만 명의 단기 팀들이 단체로 선교지로 몰려가서 무슨 일이라도 내고 오려고 의욕을 앞세우는 오늘의 선교 현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과연 예수님의 방법을 이해나 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분의 방법을 무시하고 앞서 가려는 객기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금번 아프간 사태는 그곳에 간 분들만의 잘못으로 몰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두 주일간의 선교지 방문들을 통하여 선교적 업적을 이루려는 많은 선교 지체들에 대한 포괄적 경고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지금 너희들이 벌리는 일들은 공연히 문제만 일으킬 수 있는 만용이라’고 말입니다. 소리 없이, 누룩처럼 들어가서 마침내 모든 것을 변화시키게 만드는 주님의 방법을 택하라는 경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