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본부장 칼럼

Column of last directors

역대 본부장 칼럼

어느 작은 시골 교회

작성자
WEC
작성일
2011-11-22 19:13
조회
4490
글쓴이 : 유병국
Date : 2005-09-22


어느 시골 후원 교회


지난 주에는 충청도의 작은 도시에 있는 교회를 방문하여 말씀을 전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교회는 출석 교인이 100 명도 채 되지 시골 교회 였습니다.  15년 전부터 적은 액수이기는 하지만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저희를 후원해 준 교회 였습니다. 그 교회에 들어서면서 저희는 후원을 받는 선교사로서 놀라움과 송구함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해야 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후원을 받아온 교회에 이 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는 사실이 그것이었습니다. 물론 가끔씩 전화는 드렸었고, 또한 서울에서 떨어진 교회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정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던 담임 목사님 사모님께서 우리 세 딸 진이와 람이 예본이의 이름을 기억하시고 그 아이들의 근황에 대해 물으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솔직히 나는 사모님 얼굴도 기억하지 못했고, 당신께서 자신이 사모라고 하셔서 알았을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예배시간 함께 간 아내는 감사함과 죄송함에 닭똥 같은 눈물을 쏟고 있었고, 강단에 앉아 설교를 기다리던 나도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훔쳐야 했었습니다.

그 긴 시간동안 두 번째라니... 이분들은 그 어려운 IMF 기간 동안에도 우리에게 보내는  선교 헌금 한 번 거르지 않았었는데... 기억조차 할 수 없었을 우리 아아들 이름까지 기억하시고 기도도 하셨던 분들이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당일 서울로 올라오려는 우리 보고 오랜만에 왔는데 하루 밤 잠이라도 자고 가지 그러느냐고 하시는 노 목사님의 말씀이 꼭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아들 내외보고 아쉬워하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시는 부모님 같았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부부는 정말 굳게 결심을 하였었습니다. 다시는 이러지 말자고요. 우리를 후원하는 교회들이 수백 개나 되어서 다른 곳 다니느라고 경황이 없어서 못 간 것도 아닌데.  10 여개 후원 교회 중 하나였는데..... 마주 앉아 죄송해 하는 우리 보고 담임 목사님께서는 다른 선교사님 이야기를 하시며 오히려 우리를 위로해 주시려고 하셨습니다. 당신들이 후원하는 어느 선교사는 지난 10 여 년 동안 아직 한 번도 찾아오거나 사진 한 장 보내온 적도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바쁜 분들이 이렇게 보잘것없는 시골 교회까지 찾아와 주었다며 오히려 고마워하기까지 하시더군요.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평생에 잊지 못할 귀한 후원 교회로 남을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교회가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있었음도 새삼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