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할 일꾼을 보내어 주소서(눅 10:2)”
우 리 부부는 얼마 전 아프리카의 감비아에 그 지역 선교사 총회 인도를 위해서 다녀왔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장·단기 선교사 50여 명이 함께 사역하는 WEC 감비아 팀이 함께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며 지난 50년간 WEC을 통해서 이루신 하나님 나라의 진전을 감사하고 새롭게 미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감비아는 이번 호 기사에도 실린 것처럼 지난 12월에 영연방을 탈퇴해서 이슬람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한 나라이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머물렀던 선교사의 집에서도 수시로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어느 이슬람국가들 못지 않게 크게 들렸다. 학교에서는 반드시 이슬람 선생을 두어야하는 법 때문에 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 학교가 문을 닫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10년 후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총회 전·후로 감비아 구석구석을 방문하면서 주신 마음은 ‘희어져 추수하게 된 밭’에 대한 영감이었다. 이슬람권이지만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마음껏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환경과 함께 사역할 수 있는 현지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이 있는 것은 추수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뿐만 아니라 50년간 지속된 의료사역과 구호사역의 결과로 WEC이 그 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평판을 갖고 있는 것은 복음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였다.
그러나, 발견된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일꾼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지정학적 여건 상 유럽과 영국에서 오던 선교사들이 많이 왔었는데, 유럽 교회의 쇠락은 선교사 동원의 감소로 직결되었다. 그리고 50년간 지속된 의료, 교육, 구호 사역도 재정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현지인 지도자들이 있지만 아직은 리더십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손길이 절실해 보였다.
만약 지금의 형편이 몇 년 더 지나고 이슬람 교육이 강화되어 이슬람 국가가 된다면 중동이나 아시아의 강한 이슬람 국가처럼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지금보다 더 많은 사역자들이 나아간다면 자생적, 토착적 교회가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을 보내어 주소서 하라”는 주님의 음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비록 한국에서 멀지만 소외되는 서부 아프리카는 일꾼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서부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와 필요에 대해서 주님의 관점으로 보고 그 시급성과 긴박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지구상에는 28억의 미전도종족들이 아직도 복음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그 긴박성을 얼마나 사역에 반영하고 있는가? 과연 우리는 매일의 삶을 이런 긴박성에 비추어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지금 당장 ‘한국 교회가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 여건이 나빠진다’, ‘미래에 한국 교회가 얼마나 선교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염려로 주저해서는 안된다. 선교지의 상황이 척박하고 멀어서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쳐 놓아서도 안된다. 주님은 우리의 계산으로 선교를 행할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음성을 따라 희어져 추수하게 된 밭을 보라고 믿음으로 나아가라고 말씀하신다.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어 주소서” 그렇다.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간구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선교지에서 추수할 일꾼이 되도록 동원하고 훈련하고 보내야 한다. 전통적인 방식이 어려워진다면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서양 선교사들이 했던 비어가는 선교지의 병원과 학교의 빈자리를 우리가 채우고 선교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는 비서구적 접근 방식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주여! 열방 중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추수할 일꾼을 보내어 주소서!’
글 박경남, 조경아 (WEC 한국본부 대표)
* 위 글은 RUN지 76호(2016년 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