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Field

선교 현장

정탐 여행

작성자
WEC
작성일
2020-08-13 10:56
조회
908

인도에서 살았던 나는 스리랑카도 인도와 비슷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곳에 갔다. 하지만 이런 나의 예상은 그곳을 방문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고 스리랑카라는 나라를 배우고 이해할수록 인도와는 전혀 다른 곳임을 알게 되었다. 처음 도착하여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인도에서 경험했던 일상의 더위와 교통 체증, 먼지가 아닌 잘 정돈된 도로와 깨끗한 거리, 친절한 사람들에 다른 곳에 왔음을 느꼈다. 언뜻 같아 보이지만 다른 것은 물론 두 나라 간 다른 다양한 환경적 요소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종교와 문화적인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도는 힌두교의 영향 때문인지 복잡하고 시끄럽게 여겨질 정도로 다채로운 이미지인데, 스리랑카는 인도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인 불교 국가이고, 힌두교도 12% 정도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인도의 불교의 특징과는 다른 조용함과 수행적 요소가 더 강조되는 듯하다.

특히 콜롬보는 경제 발전을 이루어 가면서 많은 고층 빌딩과 쇼핑몰들이 들어서고, 내전의 종식으로 관광 산업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이곳도 판데믹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라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 정책으로 항공편이 중단되어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스리랑카는 인도에 비해 그동안 한국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나라이다. 스리랑카의 유명 수출상품인 실론티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는 정도가 우리가 경험한 스리랑카가 아닐까 싶다. 간혹 인도와 스리랑카가 한 나라인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현재 한국에 노동자로 있는 스리랑카인은 3,600여 명이며,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스리랑카 근로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인력난을 해소해 주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하였다.

콜롬보에서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나에게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고는 어떻게 알아봤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국에 가기 위해서 TOPIK(한국어능력시험)을 봤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한국에 가지 못했다고 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은 우리가 그들을 아는것 보다 휠씬 더 많이 알려져 있고, 어느새 가보고 싶은 선망의 국가로 자리 잡고 있었다. 서남아시아의 작은 섬나라, 이곳에 주님께서 복음을 위해 우리보다 앞서 여러 방면으로 문을 열어가고 계심을 느낀다. 나는 이 정탐 여행을 통해 우리 가족에게 허락하신 기회를 본다. 우리의 마음을 이 땅을 향하여 열어주신 것처럼 우리 가족이 이곳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실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이 땅의 사람들 가까이에서 거하며 이들의 필요와 갈망을 이해하며, 고단한 인생의 길에서 함께 하시고 진정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며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먼저 위로받은 자로서 그 위로를 나누고자 한다. 복음과 사랑으로 이들을 섬기며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을 맛보아 아는 기쁨을 속히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글 고산
RUN지 93호 (2020년 여름)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