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Field

선교 현장

50살 인생

작성자
WEC
작성일
2020-09-14 10:43
조회
1120

뉴 라이프
“내가 50살이 되면 새로운 인생이 열릴 거라고 들었어. 그래서 기대했지 어떤 인생이 올려나, 그런데 하나도 안 변하는 거야, 남편 월급이 오른 것도 아니고, 차나 집이 바뀐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아들, 딸이 이스탄불에서 공부하니까 더 돈에 쪼들렸어. 아무것도 바뀐 게 없더라고, 실망했지.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보니까 내가 매일매일 왓츠앱에 올라온 성경들을 찾아서 읽고 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더라고. 나는 원래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거든, 내 가족, 내 아들, 내 딸. 그런데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 이게 바로 새로운 인생이더라고!”

현장에서 일하는 가장 큰 특권은 생생한 고백을 바로 앞에서 보고 듣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신약 통독 모임에서 초신자인 세O가 이런 고백을 나누었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세O는 작년 3월에 친구인 메O 아줌마를 따라다니다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저희의 통독 모임에까지 오게 된 50대 중반의 멋쟁이 초신자 입니다. 세O는 어려서부터 친정엄마가 오지랖 넓게 가족과 친척들을 챙기는 것을 넘어 이웃까지 돌보는 것을 보고 자라며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예상치 못한 자신의 변화가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말씀 안에서 하나님을 알아가며, 자신의 생각과 삶의 변화를 나누는 세O의 고백을 듣자니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꽉 차올라, 떨어지려는 걸 참느라 혼났습니다. ‘주님이 이날, 이 자리를 위해서, 나를, 우리를 이곳에 보내셨구나!’ 이 땅에 있어야 할 이유를 다시 확인받는 감격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서프라이즈 파티
몇 년 전부터 죠O는 주선생의 50살 생일잔치는 거하게 하자며 신이 난 얼굴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습니다. 딱히 재미난 일이 없는 이 나라에서의 생일 파티는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특히 반백살, 만 50살 생일은 한국의 환갑잔치와도 같습니다.
“수O! 샤OO 생일날 우리 집에서 모여요. 꼭 와야 해요. 꼭이요”
오랫동안 아이가 없던 죠O에게 아들 샤OO가 태어났습니다. 불임 판정을 받은 죠O에게 샤OO란 기도 응답이자 기적입니다. 죠O의 바람대로 주선생의 생일날 샤OO가 태어난 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 막힙니다. 샤OO의 두 번째 생일날, 죠O네 집 마당에서 들어서면서부터 풍겨난 케밥(현지 바비큐) 냄새와 짙은 연기는 두 살배기의 생일 파티 이상임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의 어른들과 낯선 어린아이들, 한국 국기와 현지 국기로 장식된 두 개의 케이크, 벽면을 빼곡히 채운 샤OO네와 우리의 특별한 인연을 보여주는 장식들, 그리고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 예상 밖의 주선생을 위한 깜짝 생일 파티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2019년의 가을과 겨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며 지쳐있던 저희를 위로하는 자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멀리서 튀어온 불똥으로 까맣게 타 버린 마음을 위로하며 ‘애썼어!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이들의 사랑과 선의가 저희에게 희망이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의 11년이란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처음 이 나라에 들어왔을 땐 낯선 문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의지할 이는 오직 주님 한 분이셨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주님께서 섬기라고 보내주신 이들이 실은 우리에게 보내진 천사들이었습니다. 이 땅을 떠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이들과 함께한 시간들 간증들 함께 울고 웃었던 알알이 쌓여진 이야기들이 우리의 마음에 남겠죠. 다 나누지 못한, 미처 기억하지도 못하는 이들과의 삶이 우리에게 축복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이렇게 나눌 이들이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주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글 주영광, 임하네
RUN지 93호 (2020년 여름)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