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본부장 칼럼

Column of last directors

역대 본부장 칼럼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은....

작성자
WEC
작성일
2011-11-23 16:29
조회
5177
글쓴이 : 유병국
Date : 2006-11-27


가지 많은 나무에...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여 기다리던 아이를 임신하게 된 자매 선교사의 잉태 소식을 들었던 날 기뻐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 자매 선교사님 못지않게 나는 너무도 기쁘고 신이 나서 흥얼 흥얼 콧노래를 불렀던 것이 얼마 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들어선 아이가 불과 몇 주 만에 유산이 되었다며 통곡하던 자매 선교사의 전화를 받았던 그제께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속이 아리고 쓰리다는 표현은 바로 그런 때 하는 표현일 것입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더군요. 요즘 들어 우리 가족들 중에 아픈 이들도 많고 이런 저런 문제로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도 많고, 비자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가족들이 많아서 모두가 노심초사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이런 저런 일들이 발생할 때 마다 우리는 긴장하고 바빠집니다. 한 가지 겨우 해결하고 나면 어느 새 다음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밤을 고스란히 새면서 상가를 다녀와야 하는 일, 선교지에서 후송이 된 사역자들을 병원에 입원시키는 일, 아니, 이런 일들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는 불평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본부의 스태프들도 하다하다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이런 일은 요즘 들어 특별히 많아진 것도 아니고, 우리 단체에만 유독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도 아니었습니다. 한국 속담 중에 ‘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 말이 있습니다. 금번 총회 기간 중에 어떤 의미로는 처음으로 우리 WEC 한국 본부 출신 가족들이 몇 명인지에 대한 통계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놀라기도 했고요. 1997년 한국 본부가 설립이 된 이후로 한국 파송 본부를 통해서 파송이 되어 선교지에 가 있는 사역자들과 가까운 시일 안에 사역지로 들어 갈 사역자들의 숫자가 250 명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수습 선교사의 신분으로 훈련 중인 사람들이 또 130 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들 가족들에게 딸린 아이들만도 300 명에 육박하고 있었습니다. 전체 인원이 700 명에 이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느 새 대 가족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어느 한 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저런 모양으로 돌보고 섬겨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 대가족을 섬기고 돌 봐야 할 우리의 손은 너무도 제한적이고 모자란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어언 몇 개월이 지나도록 저희들로부터 개인 편지도 한 통 받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용서하세요.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지요.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모두가 우리와 한 몸이 된 지체들입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억지로 위로를 삼아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우리의 일을 도울 수 있는 더 많은 일군들이 합류해주도록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