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지 난 수 년 동안 이슬람권과 일부의 소외된 지역에서 사역하던 상당수의 선교사들은 질병과 테러 리스트의 공격 및 폭동으로 순교하였다. 특히, 2007년 피랍 사건은 한국 사회와 교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 넣었고, 공격적 선교에 대한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교회에서는 위험 지역에 선교사 파송을 꺼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런데 , 몇 개월 전 한 선교사의 추모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꽃다운 나이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를 추모하며 그가 가르쳤던 제자 한 사람이 추모사를 읽어 내려갔다 . 그에 대한 추억과 가르침,소소한 일상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한 사람의 신앙인이요 , 사람을 소중히 여겼던 예수를 따랐던 고인을 추모하고,‘ 남은 우리가 더 힘을 내서 그가 못 이룬 꿈을 펼치자, 다시 주를 위해 일어나자’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왜 이런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선교에 수반되는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두 가지 반응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연 고난이 없는 곳으로만 가는 것이 주께 영광을 돌리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지혜로운 일일까?
최근에 쉽지 않은 지역으로 다시 떠나는 가정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정말 괜찮을까요 ? 요즈음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이던데 …”
“현지의 보고는 크게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조심하면서 지혜롭게 하면 될 것 같아요”
“이런 상황가운데 그곳에 다시 가는 것이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일까요 ?”
“우리에게는 하나님께서 그곳에 가서 그 사람들의 아픔을 싸매 주고 삶의 고통을 함께 하라는 하나님의 분명한 인도하심이 있습니다 . 물론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요 . 하지만 그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있으라는 그 곳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들은 한국에서의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위험도 감수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자 떠나갔다 . 그들은 결코 무지막지한 공격적인 선교를 하는 사람도 , 현지인을 무시하거나 그들의 삶을 파괴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예수께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그 사랑을 삶으로 몸으로 실천하고자 부르신 자리로 순종해서 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된 삶은 고난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예수께서 십자가의 죽으심과 사도들과 초기 교회 역사의 성도들 , 그리고 세류를 쫓지 않아 고난 당했던 신실한 성도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스도를 따라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 하지만 그 어려움이 예수님의 사랑을 미전도 종족에게 전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을 약화시킬 수는 없으며, WEC은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식인종을 향해 나갔던 순종의 결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그리스도를 따라!
글 박경남, 조경아 한국본부장
* 이글은 RUN지 62호의 권두언으로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