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대각성이 필요한 때

근 수년간 한국 교회와 선교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심화되는 개인주의와 현세적 삶 속에서의 풍요로움을 제일로 추구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지속되는 경제적 침체, 교회에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현상, 선교사 파송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파송 숫자 증가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모습은 이런 염려를 단순한 기우로 볼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우려를 극복하고 선교가 계속 되도록 할 수 있을까?

선교 역사를 보면 선교 운동은 영적 각성과 그 흐름이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십자가 복음에 대한 각성과 하나님의 임재 체험, 즉 부흥을 경험한 이들이 선교에 헌신했다. 영적 각성 이후에 그 시대를 향한 안타까운 심정으로 가슴을 찢으며 기도하던 이들의 열정이 열방의 영혼 구원을 위해 불탔기 때문이다. 한국 선교의 역사에서도 7,80년대의 부흥이 90년대 이후의 선교 운동으로 이어진 것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 교회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제자들은 거리로 담대히 나아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불길은 전 로마로 퍼져 나갔고, 이름 없는 수많은 제자들은 로마 전역으로 퍼져 나아가 곳곳에 제자 공동체를 만드는 변화를 일으켰다. 이처럼 ‘영적 각성이 일어나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는가?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는가?’ 하는 것이 선교의 출발점임을 보여 준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신임 선교사로 지원하는 이들을 영입하다 보면 역사 속의 사람들과 공통점이 있다는 점이다. 세상으로 기울어졌던 마음을 돌이켜 예수님 만으로 살기로 결단하며, 철저히 십자가 중심의 삶을 택하는 모습, 하나님의 영광 한 가지만 구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은 초대교회와 역사 속의 신앙의 선배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런 현상은 이 땅에 살면서 열방을 지향하며 선교적 삶을 살고 있는 보내는 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영적 각성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이 될 수 있다면 현재의 통계나 예측은 기우로 끝나게 될 것이다. 영적 각성이 들불처럼 방방곡곡 타오르면 부흥을 경험한 이들이 교회를 새롭게 하고 열방을 향해 나아가는 역사가 다시 시작될 것이기에 결국 선교의 회복과 교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영적 각성이 핵심 요소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선교 현장의 우리들 스스로가 삶과 사역 속에서 매 순간마다 영적 각성과 부흥을 경험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말 나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있는가?’ ‘예수님과의 깊은 연합 속에 나는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 그 부활의 열매를 맺고 있는가?’ ‘내가경험한 부흥을 다른 이들도 경험하게 되길 소원하는 갈급함이 있는가?’ 더 나아가 ‘선교 단체로서 우리는 이런 영적 각성이 일어나는데 헌신하고 있는가?’ 반문하며 소속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동역 교회와 동역자들과 이런 필요를 나누고 섬겨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흥을 꿈꾸고 한마음으로 기도하자. 역사 속의 영적 각성 운동은 비록 적은 수였지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여 영적 각성을 위해 무릎 꿇었던 기도에서 시작되었음을 기억하고 먼저 무릎 꿇자. 지금 사역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선교사들을 계속 파송하고 있다고 거기에 자족하거나 머무르지 말고, 영적 각성 운동을 펼친 이들과 동일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지 각자 처한 위치에서 점검해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의 모든 동역자들과 동역 교회들도 영적 각성 운동이 일어나는 데 헌신하게 되도록 기도하며 하나님의 얼굴을 간구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 미전도 종족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예배하는 영적 자각이 일어나는데, 이 땅 대한민국에 영적 대각성이 일어나 선교의 불길이 타오르는데 우리 각자와 WEC 공동체를 사용해 달라고 기도하며 헌신해 나가는 모든 WEC 가족과 동역자 여러분이 되길 소망한다.

글 박경남, 조경아 (WEC 한국본부 대표)

* 위 글은 RUN지 78호(2016년 가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