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20년

해로서 한국 WEC이 설립 20주년이 되었다. 20년 동안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되돌아 보면 하나님이 각본을 쓰시고 여러 헌신된 이들을 사용하셔서 하늘에서 이미 이루어진 뜻을 이 땅에서 열매 맺도록 하셨음을 고백하게 된다.

1996년 한국 WEC 설립을 위해서 유병국·류보인 선교사 부부는 여러 교회를 다니며 설립 동역자들을 세우고자 했다. 그런데, 주로 들었던 이야기는 WEC이 한국에 너무 늦게 왔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미 타 선교단체가 한국지부를 시작한지 10년 이상 경과한 시점이었고, 국내의 단체들도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었기에 ‘굳이 WEC이 한국에 와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받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제 한국 WEC의 설립은 1986년부터 시작되었다. 1986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조정위원회에서 한국WEC을 설립할 것인지를 놓고 기도와 논의를 계속하던 중 여호수아 21:43~45을 약속의 말씀으로 붙잡고 믿음으로 반응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 당시 전체 WEC에 한국 국적의 선교사가 10명도 되지 않았지만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 비전이 실제 땅에서 시작되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이미 늦은 것 같은 상황속에서도 이 비전에 반응한 18명의 사람들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1997년 6월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음으로 땅에서도 뜻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지난 20년 동안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공동체가 되게 하셨다. 물론 수 많은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다. 설립 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IMF(국제통화기금)사태라는 어려움을 겪어 사무실을 옮겨야 했고, 파송한 선교사들이 동서양의 문화차이라는 장애물로 인한 심각한 어려움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시는 하나님 한 분 만을 신뢰하며 선교사와 이사진이 혼연일체가 되어 도전을 넘어 믿음의 여정을 계속해 왔다. 초기 이사진 중 5가정은 보내는 자(sender)에서 전파하는 자가 되어 세계 도처에서 활동하며 살아 계신 하나님을 증언하며 살아 가고 있다.

이런 헌신과 눈물의 기도가 불가능해 보이던 현실을 넘어서 한국 WEC을 굳게 세워지도록 만들었다. 수 많은 이들이 WEC의 정신과 가치에 헌신하게 되었으며, 건강한 교회들과 동역 네트워크를 이루어 한국 선교사들이 60여 개국에서 교회를 세우는 은혜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경험하도록 해 주셨다.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신 살아계신 하나님께 찬양을 돌린다.

이제 새로운 20년을 바라보며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과거를 추억하고 거기 머무르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오히려 변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교계의 현황, 선교계의 현실을 분석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리라. 이런 변화 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처음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세우신 뜻을 기억하고 그 뜻이 현재 어떻게 해석, 적용되는지 분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계속해서 하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알고 그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삶을 살아냄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경험하며 전파하는 공동체로 살아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에게 보여 주신 하나님의 뜻을 동역하는 이들과 열방에 있는 미전도 종족에게 나누기 위해서 닻을 올리고 풍랑을 가르며 노를 힘껏 저어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대장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한 마음을 품는 제자로 서길 기도하며……

글 박경남, 조경아 (WEC 한국본부 대표)

* 위 글은 RUN지 79호(2017년 겨울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