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88년 서울올림픽 열기가 뜨겁던 8월 하나님의 열정으로 불타는 청년, 대학생들이 모여 선교를 외쳤던 ‘선교한국’ 대회가 개최되었다. 지금처럼 방법이나 전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어떤 특별한 사람이 이끌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성령님의 이끄심을 받은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세계 선교를 향한 열망을 나누고 반응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열정과 헌신을 사용하셔서 지난 30년간 지속된 선교 운동의 출발점이 되게 하셨다.

강산이 세 번 변하고 올해 30주년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선교대회와 다시 한번 선교의 불꽃을 불태우자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30년 전 20~30대의 청년으로 주축이 되어 활동했던 이들은 이제 50~60대가 되었다. 청년층이 감소하는 한국 교회의 흐름과 맞물려서 예전과 같지 않다고 우려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아니 한국 교회 자체가 선교할 여력이 점점 없어지는 것은 아니냐며 선교를 다시 재고해 봐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환경이 변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는 당연론을 따르거나 전략의 부재를 돌아보고 새로 전략을 만들자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제는 한국이 아닌 다른 제3세계 국가의 때가 되었으니 우리는 2선으로 후퇴하자는 것도 아니리라. 정말 필요한 것은 ‘나는 과연 30년 전처럼 순전하게 예수 그리스도로 만족하고 모든 것을 걸고 믿음으로 걷고 있는가?’하고 우리 스스로를 점검하고 첫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의 때와 중년의 때가 다르다고 합리화하지 말자. ‘사람이 어떻게 한결같을 수 있겠느냐?’며 스스로 위안을 삼지도 말자. 예수를 따르는 길에 있어서 충분하다는 자족감이나 전략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는 가르침은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다시 우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사도 바울이 활동할 당시에는 무엇이 진리인지를 두고 서로 논쟁하고 철학적, 인문학적 탐구에 열을 올렸었다. 마치 21세기 다원주의 시대와 유사했다. 절대적 것이 없다고 믿는 것만이 진리이기에 무엇을 믿든 진리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 시대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사도 바울은 선언한다. 십자가의 도가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가 붙잡고 굳게 서야 하는 유일한 진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 유일성이다. 예수님 외에 인생의 길도 없고 구원의 길도 없다는 확고한 믿음이 필요하다. 진리라고 믿는다면 그 예수님만 의지하고 예수로만 만족하는 삶의 태도와 방식이 함께 따르는 삶 또한 필요하다. 물론 그것을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핵심 메시지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자유함과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사는 능력을 경험하는 십자가의 복음이 되어야 한다.

얼마 전 열린 WEC 지도자 회의에서도 동일한 강조가 있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된 자로서 우리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로 한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사는 선교 공동체가 되자고 다짐했다. 내가 잠시라도 마음을 기대고 있는 예수님이 아닌 그 어떤 것이 있다면 거기에서부터 돌이켜 주 안의 형제, 자매와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해 나가자. 유일하신 진리 예수 그리스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글 박경남, 조경아 (한국 WEC 대표)
* 위 글은 RUN지 85호(2018년 여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