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다양한 매체들에서 이 말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단어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 용어가 종종 사용되기 시작하는 데에는 시대적인 상황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가스라이팅이란 단어를 직역하면 가스등(gaslight)이란 뜻이다. 1944년 영화와 연극을 통해 나온 용어로 피해자가 점차 자신이 제정신인지 의심하도록 조작하는 심리 학대의 형태로부터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들어 놓고 아내가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아내를 탓하고 그런 아내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여, 아내 스스로 본인의 현실 인지능력을 의심하게 만들고 판단을 흐리게 하여 점점 남편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같이 이 용어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정확한 현실 인식을 하지 못하게 하여 본인 스스로 기만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의미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즉, 실질적으로 상황이나 환경을 조작하여 말함으로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통제하는 심리학적인 조작을 말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온 이후에 사단은 끊임없이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럼으로써 진정한 복음이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고 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환경을 통해서 이러한 사단의 전략이 더 강화되어 우리에게 여러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스라이팅과 같은 심리학적인 조작이 교회의 신앙이나, 세계 선교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이 새로운 환경에서 선교는 끝이 났어, 세상은 변했어, 이제 선교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야’라는 메시지를 사단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주고, ‘코로나19로 인한 큰 변화 속에서 선교는 더 어려워질 것이며 그 현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라고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 원수의 전략이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을 맞이하며 우리는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시대적인 환경과 하나님의 약속 사이에서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에서의 사단의 전략을 바로 인지하고, 영원히 변치 않는 위대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계 7:9-10)을 붙잡고 견고히 서서, 이 시대를 분별하고 믿음으로 나아가는 주님의 백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WEC선교회를 향한 사단의 가스라이팅은 어떤 것일까? “선교의 상황이 변했어요, 지나간 역사는 역사이고, 시대에 맞게 변하는 것이 선교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유행에 좀 뒤떨어지지 않나요? 아직도 미전도종족 선교 이야기를 하세요?” 만일 이런 소리가 우리 속에 있다면 영적으로 다시 깨어 사단의 음성인지 주님의 음성인지 분별할 필요가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그 변화를 성령께서 인도하시는지 사단의 가스라이팅인지는 공동체가 영적 지혜를 가지고 분별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가스라이팅에 결코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 “나는 시온의 의가 빛 같이, 예루살렘의 구원이 횃불 같이 나타나도록 시온을 위하여 잠잠하지 아니하며 예루살렘을 위하여 쉬지 아니할 것인 즉 이방 나라들이 네 공의를, 뭇 왕이 다 네 영광을 볼 것이요(사62: 1-2a)” 2021년 새로운 여름을 맞이하며 말씀 속에서 주의 뜻을 다시 붙들고 나아가자.
글 김재형, 강경화 (한국 WEC 대표)
위 글은 RUN지 97호(2021년 여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