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코로나19의 상황이 진정되리라는 기대로 시작되었으나, 그 진전은 아주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주신 이 봄은 우리에게 새로운 소망을 갖게 한다. 한국 본부는 2021년 총회를 맞이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며 구할 때, 올 한해 동안 본부를 향하신 주님의 뜻이 이사야 60장 1절 말씀을 통해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라는 것임을 보이셨다.
이사야 60장 1절 말씀의 배경에는 참혹한 이스라엘의 역사적 현실이 있었다. 바벨론 포로에서 사모하던 고국에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이 본 현실은 훼파된 예루살렘 성이었고, 이러한 현실은 그들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그때에 이스라엘을 향해서 하나님께서는 이 약속과 사명의 말씀을 주셨다. 이스라엘이 마주했던 현실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도 유사한 것 같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며, 끝모를 전염병과 자유를 빼앗긴 것 같은 통제가 우리를 옥 죄는 듯하다. 우리에게 이 말씀을 주실 때에는 그 뜻이 분명히 있음을 믿는다.
“일어나라(Arise)!” 이 말씀은 절망 가운데 있는 백성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초대이다. 오래전 절망 가운데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금도 절망스러운 환경에 처해 있는 그의 백성들을 생명으로 초청하시는 주님의 음성이다. 일어나느냐 일어나지 않느냐의 문제는 우리의 능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의 문제이다.
“빛을 발하라(Shine!)” 이 말씀은 행동을 명하는 단어가 아니다. 원어적인 뜻은 ‘빛이 되어라’라는 의미가 더 있다. 문제는 우리가 빛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데 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을 향하여 주님은 “너희는 더 이상 노예나 포로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다. 현실을 보면 소망이 없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시는 주님을 그 자리에서 소망하는 것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처한 현실은 오래전 이스라엘 백성이 보고 느낀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의 영의 눈을 열어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주님을 신뢰하자. 우리가 빛이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 어두운 세상에 소망이 된다. 빛을 비추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어서 하신 말씀은 아니다. 우리와 열방을 향하신 주님은 빛의 존재가 누구인지를 우리로 하여금 상기시키시고, 어둠 가운데 있는 백성들을 빛으로 인도하시기 위해 주님께서 직접 이루시는 구원으로 초대하신다.
2021년 한국 본부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사명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밝혀준다. 아직도 어두운 땅들, 복음이 없는 곳에 빛을 발해야 하는 일이 우리 앞에 너무나 많이 펼쳐져 있다. 소망이 보이지 않는 이러한 때에 우리는 믿음의 순종과 회개로 예배의 자리를 더 소중히 지키며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새로운 봄을 맞이하며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사 60: 1)”라는 주님의 약속을 다시 기억하며 일어나 빛을 발하자!
글 김재형, 강경화 (한국 WEC 대표)
위 글은 RUN지 96호(2021년 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