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본부장 칼럼

Column of last directors

역대 본부장 칼럼

가이오같은 이사님

작성자
WEC
작성일
2011-11-24 23:30
조회
4883
- 최철희 -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3서 1:2


이 말씀을 어떤 이들은 ‘삼박자의 축복’이라고 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일반적으로 받아 누리는 영육간에 잘 되는 복이라고 이해한다. 물론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살면서 잘되는 복을 누리는 것은 참 바람직하고 희망을 주는 말이다. 그러나 요한 3서에서는 이 말씀이 아주 특별한 경우에 주어진 축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로 요한은 아주 특별히 사랑한 사람 <가이오>라는 성도에게 편지하고 있다. 그는 “진리 안에 행하는 자”라고 했다(4절). 더 자세히 얘기하면 그는 “형제 곧 나그네 된 자들에게 신실하게 행했다(5절)”고 했다. 이 형제들, 나그네들은 누구냐 하면 다름 아닌 <순회 전도자들> 오늘날 말하면 <선교사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주의 이름을 위하여 나가서 이방인에게 아무 것도 받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자들(7절)이라고 말하고 있다.


가이오는 이렇게 이방 전도를 위해 수고하는 선교사들을 영접하며 보살펴주며 진리를 위해 함께 동역하는 사람이었다. 요한은 이러한 가이오의 행실을 전해 듣고 기쁨으로 그에게 편지하면서 그에게 진심 어린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선교는 선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후방에서 이처럼 기도와 물질과 사랑으로 후원하고 보살피는 성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는 가이오와 같은 한 분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이런 가이오와 같은 분이 있다.


이분은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이다. 원래 출판업체란 쏟는 노력에 비해 그리 많은 수익을 올리는 업종은 아니다. 그는 수익을 얼마나 올리느냐 에는 전혀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세끼 밥 먹는 것, 그것도 아주 간소한 식사 외에는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수익금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선교와 구제 기관에 헌금을 먼저 하고 나머지를 가지고 직원들의 봉급을 떼고 가장 마지막에 남으면 자기가 조금 가져갈 뿐이다. 그 분이 즐겨 하는 일 중에 하나는 시골이나 어느 세상 구석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헌신하는 가난한 목회자나 교회들을 위해 책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이런 목회자들을 소중히 여기고,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누룩 같은 이들을 찾아 다니며 그들의 삶을 책으로 내는 일을 좋아한다. 정말 돈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 WEC선교회가 설립될 때 나는 이분을 이사님으로 추천했다. 왜냐하면 WEC과 이 분이 왠지 동색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분 역시 WEC을 몹시 사랑하게 되었다. 그분에 WEC 선교사들을 어떻게 섬기는지 아시는 분들은 다 알 것이다.


그 분의 거처는 오갈 데 없는 외국인 노동자의 숙소가 되었다. 그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언젠가부터 그 분은 선교관을 마련하여 우리 WEC선교사님들을 섬겼다. 그 선교관에 머물렀던 선교사들은 그분의 겸손함과 최선을 다한 섬김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은 간장에 밥을 비벼 먹어도 선교사들을 대접할 때는 최선을 다해 대접한다. 그 분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어지간한 거리는 늘 걸어 다니면서도 선교사님들의 필요를 늘 염려하는 분이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낡은 소형 자동차 하나를 구입하여 타고 다니는데, 그것도 우리 WEC 본부 사무실에 수요일마다 빵을 날라주기 위해서였다.


그것뿐이 아니다. 본부에 식구는 많은데 쌀이 떨어질까봐 쌀도 보내주고 건어물이나 과일도 보내준다. 지금도 그분은 자신 살던 집을 또 줄여서 작은 옥탑방을 선교관으로 꾸며놓고 여름에 밀려올 선교사님들이 있을 곳을 준비해놓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쓰고 남으면 선교도 하고 구제도 하고 좋은 일들을 한다. 그것이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일반적인 선행이다. 그것마저도 하지 않는 사람이 물론 더 많겠지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적에 대해 인정받기 원하고 생색내기 원하고 이름을 내기 원한다. 그렇지 못하면 기분이 상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 분은 자신이 쓰지 않고 선교사님들을 도우며, 자신에게는 철저히 아끼면서도 가난하고 오갈 데 없는 외국 나그네들을 돕는다. 자신은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참 쉽지 않은 일이다.


WEC은 선교사님들도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분들이 많지만, 이런 이사님들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이 축복의 말씀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해 주어져야 할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