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본부장 칼럼

Column of last dire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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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가는 차(11월 정기기도회)

작성자
WEC
작성일
2011-11-24 23:36
조회
4835
- 최철희 -


롬 5:3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을 앎이로다.”


보통 세상의 사람들은 강해지기를 원하고 부해지기를 원하고 높아지기를 원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실상 별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약해 보이고, 좀 부족한 듯 보이고, 약간 2% 모자란 듯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지고 가까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듯 보입니다. <김치 하나도 포기 못한 선교사>가 <김치도 포기한 선교사>보다 더 인기 있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형통하고 성공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기억에도 많이 남을 것 같은데, 참 이상한 것은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고 뒤돌아 생각해 보면 그것이 은혜였구나, 그것이 행복이었구나 하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여행을 하거나 등산을 할 때도 지독히 고생한 때가 제일 재밌는 기억으로 남듯이 아마도 우리가 천국에 갔을 때는 우리가 고생했을 때가 가장 할 말도 많고 재미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 아무런 걱정 없이 평탄하게 지난 시절은 도무지 기억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냥 세월만 낭비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한 때는 참 어려울 때가 있었습니다. 집 사람이 갑자기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조용하던 집안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갑자기 교회에 나가 집안에 문제를 일으킨 집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얼마 있지 않아 저도 그만 주님께 잡히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어쩔 도리가 없이 잠시 부모님을 떠나 시간을 좀 갖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갔고, 저는 그곳에서 MBA 공부를 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결정하고 떠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미국은 차 없이는 못 사는 나라입니다. 우리도 차를 하나 사긴 사야겠는데, 그것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30여 년 전인데도 중고차 값이 아무리 못 줘도 1,500$ 정도는 줘야 했습니다. 당시 우리 형편에는 만만치 않은 돈이었습니다. 차 때문에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유학생 하나(현 WEC호남지부이사장 목사님)가 하루는 제게 자기 꿈 얘기를 하는 겁니다. 제가 300$ 짜리 파란 차를 사더라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제가 웃었습니다. 아무리 중고차라도 300$ 짜리 차가 있을까….그런데 그 다음 날 다른 유학생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국으로 귀국하는 한 유학생이 차를 팔고 가는데 350$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게 어떤 색깔의 차냐고 물었더니 파란색이라고 했어요. “그것 아무래도 내가 사야 할 차 같은데, 300$이면 사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300$ 짜리 차를 샀지요. 끌고 온 차를 보니까 탱크만 하게 큰데 낡아서 너덜너덜 했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청소를 하는데 운전석의 러그를 들춰보니까, 땅바닥이 보일 만큼 주먹만한 구멍이 두 개가 나 있는 겁니다.

여름에는 히터가 나오고 겨울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차, 가다가 네거리에 서기만 하면 푸르륵 엔진이 꺼지는 차, 요란한 소리로 주위 차들을 비껴가게 했던 차를 몰면서 많은 유학생들을 돕고 전도하는 일에 사용했었습니다. 시동이 꺼질 때마다 뒷자리에 탔던 우리 아이들이 기도를 하고, 기도하면 또 멀쩡히 가던 차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차를<기도로 가는 차>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우리보다 더 가난한 유학생에게 그 차를 주고 왔는데, 하루는 전화가 왔어요. “형님, 200$ 보내겠습니다.” 무슨 200$이냐고 물으니까 그의 대답이 너무나 신통했지요. “어떤 차가 와서 들이받아줬어요. 보험처리를 안 하고 400$을 주겠다는 거에요. 제가 받혔으니까 200$은 제가 갖고 200$은 형님께 보내겠습니다.” 유학생 픽업을 위해 차량 구입을 놓고 기도하던 일이 생각나서 다니던 교회에 헌금하라고 했지만, 우리에게 주셨던 그 파란색 고물차를 생각하면 절로 감사와 웃음이 나옵니다. 어린아이처럼 초보 신앙일 때 겪은 이야기이지만 그 일은 지금도 저에게 참 힘이 되도 격려가 되는 이야기 입니다.


어떤 사람은 우리 인생을 하나님이 짜시는 한 장의 카페트와 같은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인생에 늘 밝고 화려한 빛깔만 있는 것보다는 가끔은 어두운 빛깔이 있어야 그 그림이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라는 거지요. 특히 젊어서 겪는 어려움은 많을수록 훗날 풍성한 은혜로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큰 그릇이 되고, 성숙해 질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지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 가운데 혹시 지금 아주 어렵고 답답한 시기를 지나시는 분이 있다면, 또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혹시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여 이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잠시 후 뒤돌아보면 그 일 때문에 오히려 감사하게 되고, 오히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된다는 것을 말씀 드리며 조금이라도 격려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