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신앙인 저에게 예수님을 만나 바뀐 새 삶이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선교‘라는 말을 교회에서, 세미나에서, 기도회에서 들었었습니다.

WEC이라는 선교단체를 만나 훈련받고, 교회의 기도와 후원으로 1년 동안 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많은 긍정적인 영향과 거룩한 성품과 하니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사람으로서 살 수 있을 것이라 ’착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들은 철저히 교만이었습니다. 선교지에 오던 한국에 있던 저는 그대로 죄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바쁘게 지나치기만 했던 더러운 구정물 같은 쓴 뿌리들이 더 드러나고 헤집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전혀 경건하지 못하고 기도할 힘이 나지 않고 태국사람을 진정 사랑할 수 있는 사랑조차 내 마음에 없고, 외로움이 커다란 입으로 나를 집어삼켰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왔습니다.

그 때에 주시는 세미한 음성이 저를 더 단단하게 하셨습니다. ’나를 보내신 이가 하나님인데 내가 내 마음대로 돌아갈 수 없겠구나. 하나님이 그만하라 하시고, 멈추게 하시는 때까지 있어야 겠다.‘ 라고 성령님이 잡아주셨습니다. 믿음은 내가 노력함이나 나의 의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인데 그동안 내 의라 여겼음을 알게되었습니다. 단기지만 1년이란 시간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마음이 생긴 것도 내가 믿음이 좋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고 그렇게 보내신 분도 하나님이심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저는 죄인이고 기도할 힘도 사랑할 힘도 믿음과 감사도 나올 수 없으며, 관계에 실패하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실수도 많이 하며, 때로는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도 합니다. 그러던 제게 몇 주 전 주일 설교 말씀이 저에게 소망이 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처음부터 큰 믿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몇 십 년 동안 하나님께서 단련시키시고 변화시키셨음을 보았습니다. 창세기 12장의 믿음에서 22장까지 변화를 만드신 이가 하나님임을 보게 하셨습니다.

제가 하나님 안에서 계속해서 관계하고 주시는 은혜들을 붙잡고 살다보면 조금은 더 예수님께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들도 하나님께 하듯이 드리면 되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가 태국까지 와서 이런 시간을 보내려고 왔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골로세서 3:23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라는 말씀을 현지선교사님을 통해 들었습니다. 청소를 하든지, 식사준비를 하든지, 교제를 하든지 모든 일을 예수님께 하듯이 한다면 그에 대한 값은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이미 받으셨단 것을 배웠습니다.

실망할 때도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들이 의미가 없어 보이고 작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받는 이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태국에서의 시간이 기대가 되는 것은 ’힘들지 않고 즐거울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를 훈련시키시고 자라나게 하실 것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