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of Missionaries of WEC (BMW)
선교 헌신자들의 선교 준비를 돕고자 WECer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이 이야기들은 좌충우돌WEC 선교사로 준비되어가는 어느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하나님 이야기이다. 삶 속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던 주제들이므로 분명 많은 선교 헌신자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Vol. 2 [부르심-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품자]
어 느 주일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여느 때처럼 교회에서 오후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약간은 나른하기까지 한 주일 오후가 한 사건으로 숨가쁘게 지나갔다. 어른들이 예배 드리는 사이에 교육관에서 놀고 있던 두 명의 7살짜리 남자 아이들이 없어진 것이다. 교육관에서 모니터를 통해 예배를 드렸던 분들의 말에 의하면, 방금 전까지 아이들이 교육관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 까지 있었다니 멀리 가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우선은 교회 구석구석을, 그 후에는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아이들이 갔을 법한 놀이터와 초등학교 운동장도 가보았다. 아이들은 거기에 없었다. 아이 엄마는 온 동네에 아이들 친구 집마다 전화를 하고 방문했으나 아이들을 찾지 못했다. 금방 어디선가 톡하고 튀어 나올 것 만 같은 도토리만한 녀석들이 찾아지지 않자 조금씩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아동부 전도사님과 교사들 몇 명은 아이들이 갔을 만한 곳의 범위를 넓혀 가며 발벗고 아이들을 찾으러 나섰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 지자 곧 경찰에 신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교회로 와서 아이들의 인상착의 등을 묻고 미아 찾기에 나섰다. 그러는 사이 예배가 끝났고 이 소식을 교인들에게 알릴 겨를도 없이 교인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곧 담임 목사님에게도 이 보고가 들어갔고, 담임목사님도 애가 타셨는지 직접 아이들을 찾으러 나섰다.
예배 후 남아있는 몇몇 교인들에게도 이 사실을 말했으나, ‘곧 돌아오겠지 뭐.’ 하며 바쁘게 하던 일을 계속 했다. 결국 아이들의 부모를 포함하여, 아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 마음이 타 들어가는 교인들과 또한 이 일에 책임감을 느끼는 교역자와 교사들은 신속하게 아이들을 찾으러 나섰다. 조금 놀란 것은 같은 상황을 맞이 했어도 가슴을 졸이며 초점을 집중하여 아이를 찾아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를 잃어 버렸다는데도 ‘때가 되면 알아서 돌아올 것’ 이라고 반응하며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왜 이들은 이런 다른 반응을 보였을까?
지금 너무 바쁘고 중요한 일 가운데 몰두하여 아이를 함께 찾으러 갈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났다면 벌써 교회로 연락이 왔을 것이다. 아이들이 이 동네를 잘 알고 있으니 어디선가 잘 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당장 찾아 나서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잃어 버린 아이들이 내 아이가 아니라서 그렇다. 내 자식이라면 그렇게 차분하게 앉아서 돌아 올 때만을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내 자녀가 아니라도 직접 찾으러 뛰어 나간 사람들은 아마도 애를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이자신의 가슴을 파고들어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으리라.
나도 내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도로 찾아 본적이 있기 때문에 그 부모 속이 얼마나 타 들어 가는지 알고 있다. 두 번이나 우리 아이를 잃어 버렸었는데, 한 번은 공항에서, 다른 한 번은 황당하게도 동네 마트에서 잃어버렸다. 처음에는 아이를 곧 도로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변에서 아이 이름을 불러가며 찾다가, 아이가 정말 없어졌다는 것을 내 안에서 인정하는 순간, 체면이고 뭐고 미친 사람 마냥 소리를 질러가며 아이를 찾아 나서는데 완전히 초점이 집중되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사실 자식 잃어 버린 부모의 심정이라는 것은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다 설명 할 수 가없다.
나는 이 일을 ‘선교사로의 부르심’과 연관 지어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열방의 수많은 영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한 채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이 상황을 들은 그리스도인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한 쪽은 ‘돌아올 자들은 곧 알아서 돌아 올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구원 할 자들은 놓치지 않으신다.’라고 생각하며 선교를 다른 특별한 누군가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한 부류는 자녀를 잃어버린 하나님 아버지의 심정을 가지고 오늘도 초점을 집중하여 그들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다. 잃어버린 자녀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몰라도, 그 소식을 들은 이상 이 두 가지 반응 중 하나를 보이기 마련이다. ‘찾으러 나선다’는 것은 반드시 선교지로 나가는 선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장소적인 개념 보다는 우리가 선교적으로 사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의미한다.
나는 선교 동원 사역을 하며, 하나님의 선교로의 부르심을 확인하고자 하는 많은 청년 그리스도인들의 관심과 열망을 보았다. 이 부르심이라는 주제 한 가지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책과 강의들이 있는지 모른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우리 안에 있는가?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님 아버지의 넓은 마음이 좁디 좁은 우리의 마음 안에 어찌 담길까? 고린도 전서 2장 16절에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아서 주를 가르치겠느냐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느니라 (개역한글판)”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 사람, 십자가에서 나는 죽고 내 안에 예수만 사는 사람은 자연스레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애끓는 아버지의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부르심을 어떤 특별한 계기나 어떤 사건으로 생각하고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선교 관심자들이 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어떤 특별한 부르심을 계기로 우리를 부르시기도 하신다. 하지만, 그런 특별함이 없다 하여도 성경과 역사를 통해 매일 우리를 이 영광스러운 부르심으로 부르고 계신 아버지의 심정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자!
글쓴이: 전주홍 선교사/ 한국본부 동원팀장
(전주홍 선교사는 20대에 선교 동원가로서 부르심을 받았다. 아내 최주연 선교사와 함께 4년 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WEC 선교훈련을 받았다. 호주에서 마약, 알코올 중독자 갱생 사역에 참여 했으며, 지역교회와 함께 노숙자 돌봄 사역을 했다. 또한 호주 현지 교회인 St. Peter’s church에서 찬양인도와 설교로 섬겼다. 엘림, 누림, 드림, 아림 네 자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