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성벽을 넘어”
한 국WEC은 해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통해서 우리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했다. 매년 주셨던 말씀을 되돌아 보면 하나님께서 그 말씀대로 우리를 이끌어 오셨음을 고백하게 된다. 올해는 ‘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군을 향해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담을 뛰어 넘나이다(시18:29)’라는 말씀에 기초한 ‘주님과 함께 성벽을 넘어’라는 푯대를 우리에게 주셨다.
다윗은 하나님과 함께 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노래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알았기에 평생 주님만 의지하여 대적들을 향해 전진하였고 승리를 선포하는 삶을 살았다. 우리도 구원자이시고 전능하시며 목자 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개인의 삶이나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다스리고 이끄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믿음으로 걸어가라고 하신다. 왜냐하면, 그 하나님께서 성벽을 쌓고 우리를 대적하는 적군을 우리 손에 넘기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에게 성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단이 우리 눈 앞에 마음 속에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느끼게 만드는 벽들이다. 가시적인 현실의 어려움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돌파가 필요한 영역들을 말한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더 나아가려고 할 때 우리를 가로막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성벽은 대개 실제 상황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과거의 실패나 어려움, 주님이 아니라 나를 신뢰하는 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인해 발생하는 것들이다. 그러기에 먼저 멈추어 서서 인식하지 못하는 성벽이 무엇인지 우리 자신을 살펴보고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지에서 본격적으로 가정교회를 개척하기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한 사람이 기적적으로 돌아왔지만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100% 온전하지 않으면 너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마음을 주셨다. 그 때 떠오른 것이 선교사로서 걸어오면서 갈등이 있었던 한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 용서를 구하고 용서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깊이 남아 있었던 ‘우리에게 그렇게 하다니 두고 보자’ 하는 그릇된 태도를 하나님은 보게 하셨다. 그래서, 그 마음을 내려 놓고 성령 충만함을 간구했고, 그제서야 영적 돌파가 시작되었다. 만약 우리의 벽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다면 돌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 교회와 선교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 말을 쉽게 부인하기 어렵게 만드는 징후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문제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하면 좋은가?’ 질문하며 타개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그러나, 선행되어야 할 것은 ‘왜 이런 상황이 생겼는가?’ ‘하나님께서 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무엇인가?’하는 질문과 자기 점검이리라. 성벽이 무엇인지 점검해서 깨닫고 결단할 때 진정한 해결책을 발견하게 되고, 장애물은 더 이상 거치는 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벽이 파악되었으면 넘어 전진하라고 말씀한다.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상처받고 쓰러지고 사다리를 오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전적으로 신뢰할 때 가능하다. 우리 자신은 십자가에 죽고 예수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덧입은 존재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은 우리에게는 머리 위로 쏟아지는 불화살도 해가 될 수 없다. 이와 같이 내가 예수 안에서 누구인가를 기억하며 공동체가 하나되어서 믿음으로 성벽을 넘기까지 인내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그 성벽을 넘을 때 더 깊은 은혜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성벽을 넘게 하신 하나님의 미쁘심을 선포하며,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믿음의 가족이 되길 소망하며…
글 박경남, 조경아 (WEC 한국본부 대표)
* 위 글은 RUN지 71호(2014년 겨울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