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선교를 더하다+ (4)

#매일선교적존재로살아가기시리즈4. 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한 번은 지하철 안에서 케냐 유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밝은 인상의 그가 지하철 노선표를 유심히 보고 있길래 길찾는 것을 도와줄 양으로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그렇게 얘기를 시작해서 처음에는 이름이 뭐냐 어디서 왔냐 뭐 이런 일상적인 것을 물어보다가 예수 믿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는 크리스천이지만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요즘 교회도 잘 안나가고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도 그랬었노라고 하면서 군 제대 이후에 방황했던 이야기와 그 후 열심히 교회생활을 했지만 내면에 깊은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나눴다. 그리고 내가 만난 예수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나도 당신과 같은 시간을 거쳐서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노라고 얘기했다. 내가 얼마나 죄인인지 그래서 도무지 심판과 진노를 피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만났노라고 얘기해 주었다.

잠깐이었지만, 전하는 나나 듣는 케냐친구나 우리 둘 다 마음이 뜨거워 졌다. 그의 눈빛을 보니 뭔가 감동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헤어지기 전 그는 다시 교회를 나가야겠다고, 다시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야 겠다고 했다. 그를 위해 짧게 기도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더욱 신기한것은 만약에 한국 말로 지하철 안에서 침 튀겨가며 간증하고 떠들고 기도하고 그랬다면 분명히 곱지 않은 시선들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영어로 대화하는 내내 우리에게 아무도 그런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은 없었다.

한국에서 케냐 크리스천의 신앙갱생을 위해 기도하고 상담 할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보통 이런 일을 꼭 직장과 학업을 뒤로하고, 몇 년 간 영어 배우고, 선교훈련을 받고, 파송해 줄 교회를 찾고, 기도후원자 그룹이 있고, 어린 자녀들을 보딩스쿨에 보내서 눈물로 헤어지고, 20시간동안 비행기타고 케냐에 가서, 스와힐리어와 케냐의 부족어들을 배워야 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과거에는 선교지에 찾아가야지만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유학생, 노동자, 이민자 그리고 난민으로 한국을 비롯하여 유럽과 미국 호주 등 복음을 좀 더 자유롭게 전할 수 있는 나라들로 몰려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유럽이나 미국에서 복음을 자유롭게 전하는 일들이 점점 위축되고 있다.) 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세계 선교 상황은 선교지에 대한 우리의 개념보다 훨씬 더 빨리 변하고 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