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시즌2 (1)

1. A wild goose wears a helmet flies to the nation
 
산전 수전 공중전을 거쳐 드디어 호주에 있는 선교사 훈련대학으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가는 날까지 짐을 정리하느라 감격이나 감회 같은 센티멘털 한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었다. 꼭 필요한 짐만 챙겨 감에도 불구하고 가져간 짐이 아무래도 무게 초과에 걸리게 생겨서 공항 우체국에서 배편으로 짐을 부쳤다. 그 동안 뭐 하느라 바빴는지 핸드폰 정지도 안 해놔서 그것 수습하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공항 지하에 있는 외환은행도 다녀와야 했다. 아직 2월 초, 한창 추울 때였는데도 공항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반팔 티셔츠만 입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호주로 출국하기 전 모 교회에서 추수 감사 예배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해서 한 숨 돌리고 나니 주마등처럼 지난 시간들이 감은 눈 앞으로 스쳐 지나갔다.나 같이 주님의 말씀에 의심이 많고, 더디 순종하는 사람도 타 문화권 선교사로 훈련을 받을 기회를 주시니 감사했다. 또 앞으로 선교사로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를 생각 하니 감격과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저 감당할 수 없는 주의 은혜를 받아 부르심에 응답했을 뿐인데, 언감생심 비행기까지 타게 되다니 정말 내 팔자(?)에 별일이 다 있구나 생각했다.
 
내 이름이 온전할 전(), 투구 주(), 큰 기러기 홍() 인데, 사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는 우리 대에 쓰는 돌림자이고, 홍은 큰 기러기 홍이니 그냥 큰 사람 되라고 지으셨다 보다 해왔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열방의 예배자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살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내 이름에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온전하신()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은 큰 기러기()가 열방으로 날아다니며 복음을 전한다.” 이름에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답게 살기를 기도 하기 시작한지 5, 6년 지났는데 정말 이 기도의 응답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했다.
 
(다음에 계속……)


<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시즌1>
1참을 수 없는 연애의 무거움부터 정주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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