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시즌2 (2)

입학식 후 가든파티, 설렘과 영어 울렁증의 오묘한 조화


2. G’day, mate!
 
앞으로 호주에서 선교훈련을 함께 받게 될 선교사 후보생들과 그 가족들을 공항에서 만나 호주까지 함께 갔다. 그 분들과 함께 갈 수 있어 초행길이지만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공항에서6시간을 대기한 후 비행기를 갈아타고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다. 멜버른 공항에서 거의 10시간 정도를 대기해 다시 선교사 훈련대학이 있는 타즈마니아 론세스톤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싼 비행기 티켓만 고르다 보니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꼬박 이틀에 걸쳐서 호주 타즈마니아 론세스톤에 있는 선교사 훈련 대학에 도착했다.
 
론세스톤 공항에 도착할 무렵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호주는 마치 선교지 같았다. 저녁 놀이 질 무렵 도착했는데, 비행기 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론세스톤 거리에는 불빛도 거의 없고 온통 푸른 숲과 잔디뿐이었다.공항에 내려서도 문화 충격은 계속 되었다. 분명히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었는데,비행기에서 실었던 짐들이 공항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트럭에 줄줄이 수레들이 마치 꼬마기차처럼 달려 나왔다. 그러고는 승객들의 짐을 실은 수레를 공항 밖 한적한 곳에 내 놓았다. 꼬마기차가 멈추자 대기하고 있던 호주 승객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자기 짐들을 찾아 갔다. 우리도 얼떨결에 행렬에 끼어 짐을 찾았다. 그리고 공항 앞에 마중 나온 세 명의 호주 학교 스텝들을 발견했다. Worldview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는 세 사람을 본 순간 입이 얼어붙어 hello도 제대로 못했다. ‘! 지금부터 정말 영어를 써야 하는구나!’ 기나긴 여정으로 인한 피곤함과 영어 울렁증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한 숨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나는 2월의 호주가 한 여름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낯설고 새로웠다.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쓰는 백인들인 것도 신기했다. 분명히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익숙한 소리들이긴 했는데, 사실 도대체 한 마디도 못 알아 듣겠다. 마치 자막이 없는 할리우드 영화 속에 들어 와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 동안 한국에서 영어 학원도 좀 다녀보고, 심지어는 문화센터에서 어린이 영어 동화 읽어 주던 미국인 선생님 통역 알바를 하기도 했었는데, 여기서는 뭐가 뭔지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다. 심지어는 인사도 못 알아 들었으니! “끠다이 마잍, 헤이유고윈. G’day mate, how are you going?” 온통 외계어들 뿐이었다. 새로운 것들은 내게 언제나 설렘을 주지만 또 이것에 익숙해져 간다는 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다음에 계속…….)
 
<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시즌1>
1참을 수 없는 연애의 무거움부터 정주행하기
http://m.blog.naver.com/joohongchun/220383450231
 
<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시즌2>
1투구 쓴 기러기 날다부터 정주행하기
http://blog.naver.com/joohongchun/220751692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