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운동회 날, 100미터 달리기 선에서 출발 신호가 울리기까지 그 짧은 순간에 느꼈던 긴장감처럼 시작과 출발은 우리에게 긴장감을 줍니다. 한국 WEC의 리더십 선출은 작년 9월부터 시작되어 올해 1월 총회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며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5개월여간의 시간 동안 우리에게 많은 기도와 생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소망에 관한 여러 가지를 보여주시며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제 그 약속과 인도하심을 따라 새 리더로서 한국WEC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와 한국 WEC에게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태복음 6:10)라는 말씀을 가지고 우리 모두가 하늘의 것이 이 땅에 더욱 충만해지도록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어렵고 힘든 고통의 시간을 지날 때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종종 하나님의 뜻과 주권을 분별하여 살피기보다는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오해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테러나, 죽음이나, 고통스러운 질병까지도 하나님의 뜻이라 말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들의 신앙이 좋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님을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뜻과 주권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분별해야 할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분명한 하나님의 뜻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창조의 뜻과 인간으로부터 영광 받으시고자 하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재림도 역시 변하지 않은 분명한 뜻입니다. 창조와 예수님의 재림 사이에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습니다. 이 큰 역사의 갭(Gap)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악한 일들을 보면서 우리는 종종 그것조차도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 말하곤 합니다. 물론 그 악한 일들을 통해서도 주님의 뜻은 이루어지고 그 고통을 통해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깊은 뜻을 발견해 나가곤 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그 모든 악한 일들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선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 악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직 선한 것만 있을 뿐입니다.
전혀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99.999%가 복음을 듣지 못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선교사역을 한 우리는 그 어두운 땅에 왜 주님이 역사하시지 않고 악한 세력으로 가득한지 궁금함이 가득했고 때론 의심마저 했습니다. ‘하나님이 선하시면 이렇게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고통 가운데 죽어가는데 어떻게 가만히 계실 수가 있습니까?’라고 말입니다. 돌파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선교지의 사역자들 중에도 이같이 고민하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결코 그 모든 영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고, 이 신비로운 세상의 원리들을 다 알 수가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하여 그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창조와 주님의 재림 사이에는 기도와 사랑을 실천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이 마지막 때에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 종족에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 지도록 나아가야 할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주권이 어둠의 땅들에 임하도록 하나님과 동역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새로운 시절을 시작하며, 주님이 오시기까지 하늘의 것들이 이 땅에 이루어지는 꿈을 우리가 함께 이루어가기를 원합니다. 이 세상, 여전히 하늘의 그림자도 경험하지 못하고 어둠 가운데 남겨진 땅들을 향하여 함께 나아갑시다!
“Your kingdom come, Your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글 김재형·강경화 (한국 WEC 대표)
위 글은 RUN지 88호(2019년 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