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믹(Pandemic), 인간의 일생에 한번 들어 보기 어려운 단어가 우리의 삶 가운데에 들어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많은 질병들과 전염병들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전 세상을 요동치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교통수단의 발전은 사람들간의 이동거리를 단축시켰고 상호 무역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는 세계화의 시대를 열었다. 이런 환경들은 세계적인 판데믹을 가져오게 할 만한 충분한 조건들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타락한 이 세상에 무한한 욕망을 펼쳤던 인류에게 던지는 이 경고의 메시지는 그 울림이 아주 크고 위력이 대단하다. 온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한국 언론의 주요 관심사는 선진국과 강대국이라는 나라들의 상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선교지 나라들에 관한 소식들은 접하기 쉽지 않다. 선교지에서 들려오는 현장의 소리들은 가슴이 미어질 만큼 생존에 관한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다. 하늘길이 막혀버린 지금 비자와 여러 상황으로 고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교사들의 상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수많은 지식인들이 이 세계적인 대유행에 대한 견해와 분석, 앞으로의 변할 새로운 세상에 관해 그들의 논지들을 펼치고 있다. 들어 볼 만한 충분한 가치들이 있다. 그러나, 세상의 뛰어난 학자들이 말하고 바라보는 미래의 세상과 성경이 말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주님께서는 지금 이런 상황에 우리에게 무엇이라 말씀하고 계신가? 세계 선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고민들이 지난 서너 달 동안 머리에서 수도 없이 맴돌았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당황스러운 반응들, 시간이 지나감에 차츰 적응도 해 나가는 것 같지만, 여전히 분명치 않는 일상으로의 복귀는 여러 면에서 아련한 것 같다.

이런 여러 가지 질문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개인적인 고민이기도 하고 공동체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주님, 이 상황에서 주님께서는 무엇을 원하십니까?” 선교로 부름을 받고 나서 이후에 수없이 이런 질문들을 해 왔다. 그러나 지금 이 선교회를 섬기면서 공적인 책임의 무게를 느끼며 주님께 다시 질문을 했다.

“기본(본질)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인 것 같다. 우리는 선교에 부르심을 받았다. 세상을 향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달할 숭고한 사명을 다시금 깨닫게 하신다. 창조-타락-구속이라는 인류의 큰 역사에 이제 구속의 정점에 다다른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 새로운 규범(new normal)에 우리는 적응을 해야 한다. 그러나 변치 않는 복음의 확장/세계선교의 사명에 다시금 성령을 따라 행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기초적인 부르심인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반드시 오신다. 이런 주님의 뜻은 결코 변하지 않으신다. “내가 곧 오리라”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뜻은 결코 변치 않을 것이다.

이 혼돈의 시대에 세상의 지혜와 합리를 따르기 보다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것이 어떨까? 무모한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이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시대에 우리는 초대교회 성령의 강림과 역사를 다시금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교회의 시작은 완전한 교회 완성의 정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그림을 보여주는 바가 있다. 성령의 강림으로 시작된 지상의 교회가 이제 성령을 따라 행함으로 마지막 주님 오심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선교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WEC 선교회의 시작도 바로 이런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시작되었고 이제까지 성령이 말씀하시는 것에 따라 선교사역을 해 오고 있다. 다시금 세상의 음성이 더 커지는 이 시대에 성령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야 할 것이다.

성령을 따라 행하는 삶–우리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이 선교의 완성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소망 가운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롬5: 5)’

글 김재형·강경화 (한국 WEC 대표)

위 글은 RUN지 93호(2020년 여름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