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올해 2020년 정말 별로였어” 둘째 딸의 투정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한창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20대 초반의 청년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으로 올해의 대부분을 정상적이지 않은 모양으로 보냈으니, 그도 그렇게 표현할 만한 것 같다. 모두에게 쉽지 않았던 2020년, 우리는 긴장으로 새해를 시작했고, 아직 그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한 해를 마무리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라 하지만 예측 가능한 미래를 소망하며 2020년을 마무리하고 2021년 새해를 시작한다. 

온 지구가 고통하며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코로나19의 반전인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주님께 더 감사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었노라 고백하였다. 어떤 상황 가운데에서도 주님께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아름다운 모습이다. 세상의 고통과 움직임의 제한이 오히려 주님께 가까이 갈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은혜로 왔다면 이 어려움 또 한 감사로 승화시킬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많은 언론 매체들은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많은 이들에게 유효할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하는 보도를 내어 놓는다. 그렇다 한들, 이미 한번 경험한 이 엄청난 전 지구적인 고통의 트라우마(Trauma)는 당분간 우리 삶에 흔적을 남길 듯하다. 또한 이것이 지나간다고 해도, 당면한 전 지구적인 온난화의 문제와 환경의 문제들은 이 코로나19 이상의 고통을 안겨 줄 것이라는 생태학자들과 과학자들의 무시무시한 경고가 뒤따른다. 

이러한 현상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우리의 고민과 질문은 “주님이 곧 오실 것인가?”란 것 이다. 이런 질문은 지구의 종말과 선교의 완성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삶의 목적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역사적으로 이런 현상들로 말미암아 수많은 이단들이 생겨났고, 좋지 않은 결말로 그들 집단이 와해 되어온 사실을 우리는 안다. 성경은 분명히 이러한 현상들은 재난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의 끝은 마태복음 24:14절에 “……그제야 끝이 오리라”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충분조건은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반드시 따른다. 그리고 주님 다시 오실 날의 때와 시기는 우리의 알 바가 아니라(행 1:7)고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셨다. 우리의 관심과 사명은 이 세상을 어떻게 보호하고 잘 지켜나갈 것인가에만 있지 않고, 이 세상에서 구원받을 백성들에게 주님의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에 있다. 

온 세상을 향한 복음의 사명은 전혀 끝나지 않았다. 그 어떤 것도 그렇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지전능하신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주관자가 창조부터 인간들에게 위임명령을 하셨다. 구원의 주권자는 하나님 한 분이시지만, 하나님은 인류 역사를 통해 이 구원의 역사를 사람들과 함께 하신다. 세상이 요동치더라도 우리는 그 사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새로운 2021년을 맞이하면 좋겠다. 이렇게 세상이 요동쳐도 그 ‘누군가’인, 그는 주님의 비전에 동의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가 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나’인 것을 기억하며 이 새해를 시작하자. 

“일어나, 빛을 발하라”(사 60:1) 2021년 새해 우리 한국본부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다시금 우리의 사명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밝혀준다.

아직도 어두운 땅들, 복음이 없는 지역에 빛을 발할 일이 너무나 많은 것이 자명하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처럼 ‘늘 그랬듯이(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우리는 빠르게 ‘뉴 노멀(New normal)’에 적응하며 우리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글 김재형, 강경화 (한국 WEC 대표) 

위 글은 RUN지 95호(2021년 겨울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