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2. 선교여행인가 신혼여행인가?)

#본격심쿵연애실화 #선교하는연인들을위해

2. 선교여행인가 신혼여행인가?

때는 바야흐로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기 전인 7월 말에, 단기 선교여행을 가게 되었다. 생전 처음 해외를 나갈 기회가 생긴 나는 얼른 신청을 했다. 4개의 교회가 연합으로 가는 선교여행이었는데, 각 교회마다 10명에서 많게는 15명 정도 모집되어 전체인원이 4~50명 가량 되는 제법 큰 규모의 단기 선교 여행이었다. 우리 교회에서도 참가 인원을 모집 할 때 15명 정도 신청했다가 정작 갈 날이 가까워 오니 하나 둘씩, 이것 때문에 안되고 저것 때문에 못 간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끝까지 남은 사람은 단 두 사람뿐, 그녀와 나였다! (짜고 친듯한 이런 이야기를 드라마 소재로 썼다가는 시청자 게시판에 ‘너무 자의적이다’, ‘뻔하다’는 항의 일색일 것이다. 그래도 어떡하랴? 의도치 않은 행운이었다고!)

선교여행을 준비하며 재정을 마련한다고 교인들 세차 알바도 하고, 시청에서 공공근로도 하며 제법 짭짤하게 재정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는 2002년 6월 10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미국과 월드컵 본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날이었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팀이었다. 폴란드를 이미 이기긴 했지만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대한 승산이 희박했으므로, 상대적 약체로 평가되고 있는 미국은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러나 미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전력이 훨씬 강했고, 선취 득점을 내주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대한민국 팀은 후반에 교체 투입된 안정환의 삑사리 헤딩슛으로 아슬아슬하게 무승부가 되었다. (뭔 얘기하다가 축구얘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하고 있는 거지? 아! 선교여행 준비 중)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