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동 여섯식구 이야기 (6. 삼바 삼바 삼바)

#본격심쿵연애실화 #선교하는연인들을위해

6. 삼바 삼바 삼바

그러던 어느날, 청년부에서 여주 천문대로 아웃팅을 간적이 있는데, 그 날따라 하늘에 수 놓은 듯한 별을 보며 정서가 많이 안정되었었는지 어두운 관측대 밖에서 여자친구가 오랫만에 내민 손을 살짝 잡아 화해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나서 한 동안 서로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인도해 주실지에 대해 묻고, 앞으로 삶의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는 지금 하나님께 내 인생의 푯대를 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푯대를 항해 함께 걸어갈 사람을 찾고 있다. 그러니 서로 기도해 보자.”고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한 달 후 우리는 자주 가던 ‘오페라 하우스’ (돈까스 전문점)에 가서 칼질을 하며 그 동안 기도를 통해 받은 응답들을 서로 나눴다.

서로의 비전을 나누는 사뭇 긴장감이 감도는 자리였다. (사실 나만 잔뜩 긴장했던 것 같다.) 여자친구에게 먼저 비전을 나눠 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내가 먼저 열방이니 땅끝이니 하는 얘기를 나눴다가 분위기가 엉망진창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혹시나 내가 열방의 예배자로 살아갈것을 먼저 나눴을 때 여자친구가 “어? 그래? 그럼 나도…… 할 수 없이 따라가야겠네.” 하며 소명 없이 이 길을 같이 걷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나중에 아내에게 그때 내 속마음이 그랬었다고 이 얘기를 꺼냈다가 뚜드려 맞을 뻔 했다. 내가 그 정도로 밖에 안 보였냐고 하면서…… 자나깨나 남자들은 입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튼 여자친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여자친구는 기도하는 기간동안 신약을 통독했다고 했다.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께서 어디로 보내시든 순종하면서 가겠다는 마음을 받았다고 했다. 나 또한 열방의 예배자로의 부르심을 재 확인하는 시간을 보냈고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우리의 만남을 이어가 보기로 했다. 동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으로 버티던 인고의 시간을 지나 곰이 드디어 사람이 되는 순간이었다!아! 이렇게 기쁠 수가! 내 가슴속은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의 삼바축제 열기로 가득했다. 상황은 변한게 없고 우리는 여전히 연약했지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일어서 보기로 했다.

(다음에 계속……)